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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yang/새벽 한시

littlest things


요근래 스트레스도 너무 받고 피곤하고 해서

집에 일찍가서 드라마 보면서 간단히 맥주나 한잔 하고 꿀잠을 자려고 했다.


부평역으로 나와서 안주거리를 사고 집에 가려고 하는데 문득 만두를 파는 포장마차를 발견했다.

지난 28년간 내게 아무 의미 없던, 그랬던 만두를 파는 트럭이 이제는 볼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아버지는 술 한잔 하고 집에 오실때마다 우리들 먹일 통닭 박스를 사들고 집에 오셨다.

집에서 당신을 기다리고있을 우리를 위해서 말이다.


어렸을 적 기억이 많이 나지 않는 편인데

차가운 바람 냄새가 나던 아버지의 손에 담긴 페리카나 통닭 박스만은 기억에 남는다.



그 사람도 그랬다.

항상은 아니었지만, 직장 동료와 술한잔 걸쳤다던 그날 밤.

그 사람은 나를 위해 품 속에서 만두가 담긴 작은 스티로폼 상자를 꺼냈었다.


다른 기억들과, 이제는 그 사람마저 희미해졌는데 유독 그게 생각난다.

헤어지고 한동안은 국밥도 못먹었었는데, 그 얘기를 생각하면 눈물부터 쏟았었던 나인데.

그게 지나가고 전혀 예상치못했던, 아무렇지도 않았던 만두 트럭을 볼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이렇게 사소한것에서 그냥 문득 말이다.


아마 그게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건... 내가 모르는 곳에서도 내 생각을 하고

나를 위해 마음을 써줬기 때문인것 같다. 마치 내 아버지처럼..



이제는 정말 내 마음에서 보내줘야 하는 때가 된 것 같다.

참 오래도 붙잡고 있었네.


진심으로 그 사람이 행복하길 바란다.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사랑받고 있다는 기분을, 감정을 느끼게 해준 사람.

내가 누군가를 위해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게 해준 사람.



이제 정말 안녕.